여배우도 "가격 실화?"…한그릇 10만원 빙수 없어서 못 판다

입력 2021-08-19 07:20   수정 2021-08-19 09:13


휴가철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하는 호캉스(호텔+바캉스) 문화가 확산하며 특급 호텔이 선보이는 고가 빙수가 특급 호텔 '호캉스 입문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 1914라운지바에서 판매하는 샤인머스캣 빙수는 9만8000원의 고가에도 하루 한정 판매수량인 20개가 매일 다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신라호텔에서 파는 애플망고빙수(6만4000원)보다도 비싼 최고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은 올해 5월 문을 열었다. 특급 호텔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럭셔리 빙수 바이럴(입소문) 마케팅 차원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29일부터 판매된 이 빙수는 여름 한정메뉴로 이달 31일까지만 판매된다. 통상 2~3인 분량으로 만들어지며 빙수 하나에 샤인머스캣 다섯 송이가 들어간다. 그 중 네 송이는 착즙돼 빙수 얼음으로 쓰이고 나머지 한 송이가 빙수 위에 놓인다.


한 그릇에 10만원 가까운 가격에도 소비자들은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의 일환으로 빙수를 즐기고 있다.

매년 빙수가 출시되는 시기마다 특급호텔을 방문한다는 직장인 차모씨(30·여)는 "작년에는 신라호텔에서 애플망고빙수를 먹었고 올해는 조선팰리스에서 샤인머스캣빙수를 먹었다"며 "시중 빙수에 비해 비싼 건 사실이지만 특별한 공간에서 휴가를 즐긴다는 마음으로 비용을 지불한다"고 말했다.

다만 호텔 빙수값이 과도하게 비싸진다는 불만도 나왔다. 자영업자 장모씨(37)는 "작년에 호텔신라에서 먹었던 애플망고빙수는 5만원대였는데 올해 6만원대로 올랐다. 1년새 가격 변동이 이렇게 심한 게 정상적인 건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실제 서울 신라호텔이 판매하는 애플망고빙수 가격은 지난해 5만9000원에서 올해 6만4000원으로 약 8.5% 올랐다. 이 빙수에는 제주산 애플망고가 1개 반~2개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들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을 남기며 호텔 빙수 경험담을 공유했다. 배우 왕빛나는 지난 17일 인스타그램에 샤인머스캣빙수 사진을 올리며 "너무 달아서 힘들 정도로 당도가 높았던 샤인머스캣 빙수. 양이 꽤나 많아 4인이 함께 드시길 추천한다"고 후기를 남겼다. 모델 겸 배우 구지성도 같은 날 인스타그램에 샤인머스캣빙수 사진과 함께 "9만8000원 가격 실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호텔업계는 빙수가 호캉스를 즐기려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엔트리(입문) 상품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호캉스가 유행이라고 하지만 특급 호텔의 경우 숙박 비용은 최저 40만원대로 다소 부담스러운 편"이라며 "10만원이 채 안 되는 빙수를 먹기 위해 고급 호텔을 처음 방문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빙수에 비하면 비싸다고 느껴지겠지만 재료 원가 등을 고려하면 과하게 비싼 것은 아니다"라며 "원재료값이 워낙 많이 들어 마진(이익)이 많이 남는 상품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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